명절 증후군, 준비하는 사람의 몫 나누는 추석 역할표
명절 증후군 뒤에는 챙기는 일이 한 사람에게 몰리는 문제가 있기 쉬워요. 정신 노동·공평감 연구와 추석 전 역할 나누기 대화법, 계획과 실행을 함께 나누는 역할표를...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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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증후군에는 음식과 장보기 같은 몸의 일뿐 아니라, 무엇을 언제 준비할지 챙기는 보이지 않는 일도 얽혀 있습니다.
- 계획하고 챙기는 일이 한쪽에 몰릴수록 우울·스트레스·소진과 관련됐다는 연구가 있어요.
- 추석 전 일주일, 할 일을 적고 ‘챙기는 일’과 ‘하는 일’을 함께 나누는 역할표를 만들어 보세요. 비용 분담도 같이 정해 두면 좋습니다.
추석 연휴를 여드레 앞둔 9월 중순, 아직 아무도 명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는데 머릿속에는 벌써 장보기 목록이 돌아갑니다. 차례상 메뉴, 시댁과 친정 선물, 누가 언제 운전할지까지 다 내 몫인 것 같죠.
명절이 끝나면 몸살처럼 앓는 이 상태를 흔히 명절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이 글은 쉬는 법보다 앞서 준비하는 사람의 몫을 나누는 법, 올 추석에 바로 쓸 수 있는 역할표를 다뤄요.

명절 증후군, 왜 준비하는 사람에게 몰릴까요?
눈에 보이는 일보다 계획하고 챙기는 일이 한 사람에게 쏠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끝나도 티가 나지 않아 나눠 달라고 말하기도 어려워요.
31편의 논문을 모은 2023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집안일과 돌봄에 딸린 생각하는 일을 ‘정신 노동’으로 정의했어요. 대부분의 논문에서 여성이 이 일을 더 많이 맡았고, 특히 자녀 돌봄과 양육 결정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여성은 스트레스, 삶과 관계 만족도 저하 같은 부정적 영향도 더 많이 겪었어요.
다만 이 문헌고찰에 포함된 연구는 주로 미국과 유럽의 중산층 부부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명절 준비를 직접 다룬 연구는 아니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세요.
‘챙기는 일’도 노동입니다
미국 연구진이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 322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집안일 30가지를 ‘계획’과 ‘실행’으로 나눠 누가 맡는지 물었어요. 어머니들은 전체 집안일을 배우자보다 많이 했는데, 계획하는 일은 실행하는 일보다 더 한쪽으로 쏠려 있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계획하는 일을 많이 맡을수록 어머니의 우울, 스트레스, 소진과 관련이 있었고 부부 관계 기능과도 관련됐어요. 이 연구가 명절을 본 건 아니지만, 장보기를 대신 다녀오는 것만으로는 덜어지지 않는 몫이 있을 수 있어요.
공평하다고 느끼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상대가 손해 본다’는 느낌보다 ‘내가 손해 본다’는 느낌이 관계의 질과 더 관련됐다는 연구가 있어요. 공동 비용을 나누는 방식의 공평감도 중요했습니다.
한 온라인 뉴스 사이트에서 모은 1만 236건의 응답을 분석한 연구에서 관계의 질을 더 잘 예측한 것은 상대가 손해 본다는 느낌보다 내가 손해 본다는 느낌이었어요. 공동 비용을 공평하게 나눈다고 느끼는지가 집안일 분담의 공평감보다 관계의 질을 더 잘 예측했습니다.
한국과 중국 가족 24가구, 79명을 심층 인터뷰한 연구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모두가 불공평하다고 봤어요. 하지만 많은 참여자가 시간 여유나 피곤함을 이유로 성별에 따라 기울어진 분담도 공평하다고 여겼고, 각자 얼마나 해야 하는지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가 명절을 본 건 아니지만, 정해 두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사람이 하겠지’로 흐르기 쉽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참여자들은 서로의 이해와 합의로 만족을 지키는 쪽을 더 중요하게 여겼어요.
역할 나누기 대화는 언제 하면 좋을까요?
명절 당일이 아니라 미리, 그리고 짧게 자주 하는 편이 좋습니다. 집안일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눈 날 분담이 더 평등하고 관계의 질도 높았다는 연구가 있어요.
네덜란드 부모 157명이 매일 쓴 일기 1,235건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배우자와 집안일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눈 날, 분담이 더 평등했고 분담에 대한 만족과 공평하다는 느낌, 관계의 질도 높았어요. 다만 그 효과가 다음 날까지 이어지는 정도는 작아, 연구진은 매일의 조율이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추석 일주일 전에 한 번 역할을 정하고, 장보기 전날과 명절 당일 아침에 짧게 다시 확인하는 식으로 나눠 보세요. 한 번의 긴 담판보다 짧은 확인 여러 번이 부담도 덜합니다.

올 추석 역할표 만드는 법
할 일마다 ‘챙기는 일’과 ‘하는 일’을 나눠 적고, 칸마다 이름을 하나씩 넣으면 됩니다. 한 사람이 계획과 실행을 모두 맡은 줄이 없는지만 확인해도 쏠림이 눈에 보여요.
| 할 일 | 챙기는 일(계획) | 하는 일(실행) |
|---|---|---|
| 차례·식사 메뉴 | 메뉴와 양 정하기 | 재료 손질·조리 |
| 장보기 | 목록 작성·예산 정하기 | 구매·운반 |
| 상차림·설거지 | 그릇과 순서 정하기 | 차리기·치우기 |
| 이동·운전 | 출발 시간·경로 정하기 | 운전 교대 |
| 선물·용돈 | 금액 합의 | 구매·비용 정산 |
| 아이 돌보기 | 일정 짜기 | 함께 놀기·재우기 |
- 비용은 따로 한 줄: 장보기·선물·용돈을 누가 얼마나 낼지 미리 합의해 두세요
- 쉬는 시간도 칸에 넣기: 오후 한 시간은 각자 쉬는 시간으로 정해 두면 눈치를 덜 봅니다
- 줄일 일도 정하기: 음식 가짓수나 양을 줄이는 것도 역할 나누기의 일부예요
역할표가 있어도 지칠 때
역할을 나눠도 쉬는 데 죄책감이 들 수 있습니다. 결과물이 없어도 되는 쉬는 시간을 연습하는 방법은 휴식 죄책감을 다룬 글에 정리해 두었어요.
명절 전후로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치밀어 오르는 느낌, 억울함이 반복된다면 화병을 다룬 글도 참고해 보세요. 이런 증상이나 우울·불안, 불면이 몇 주씩 이어지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 보세요. 진단에 따라 상담 치료나 약물 치료를 고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반반 똑같이 나누면 해결될까요?
숫자만 맞추기보다 서로 ‘손해 본다’는 느낌이 없도록 합의하는 게 중요해요. 연구에서 관계의 질은 상대보다 내가 손해 본다는 느낌과 더 관련됐어요. 계획하는 일까지 함께 나눠 보세요.
어른들께 역할표를 꺼내도 괜찮을까요?
표 자체보다 미리 짧게 의논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올해는 이렇게 나눠 보려고요”처럼 제안의 형태로 말하고, 줄일 음식부터 함께 정하면 부담이 덜합니다.
추석이 끝나도 계속 우울하면요?
우울·불안이나 잠 못 드는 날이 몇 주씩 이어지면 진료를 받아 보세요. 명절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며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올해는 목록을 함께 쓰는 추석으로
명절 증후군은 한 사람이 참고 버티는 것으로는 잘 줄지 않습니다. 이번 주말, 가족과 잠깐 앉아 위의 역할표를 함께 채워 보세요. 챙기는 일이 한 사람에게 몰려 있지 않은지부터 보면 됩니다.
여러분 집에서 추석 준비 중 가장 보이지 않는 일은 무엇인가요?
참고자료
- Gendered Mental Labor: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n the Cognitive Dimension of Unpaid Work Within the Household and Childcare. — Sex Roles (2023). 집안일과 돌봄에 딸린 정신 노동을 다룬 논문 31편을 모은 체계적 문헌고찰로, 대상은 주로 미국·유럽 중산층 부부였습니다. 여성이 정신 노동을 …
- Cognitive household labor: gender disparities and consequences for maternal mental health and wellbeing. — Arch Womens Ment Health (2025). 어린 자녀를 둔 엄마 322명에게 가사 30가지의 계획(인지 노동)과 실행 분담을 물은 연구입니다. 인지 노동은 실행 노동보다 더 엄마 쪽으로 …
- Gender (in)equality at the kitchen table: A diary study on how Parents’ coordination facilitates an equal task division and relationship quality. — Br J Soc Psychol (2024). 네덜란드 부모 157명의 일일 대화 기록 1,235건을 분석한 일기 연구입니다. 집안일 대화가 많았던 날 분담이 더 평등하고 만족·공평감·관계의…
- Gendered perceptions of fairness in housework and shared expenses: Implications for relationship satisfaction and sex frequency. — PLoS One (2019). 온라인 뉴스 사이트에서 모은 1만 236건의 응답으로 집안일·공동 비용의 공평감과 관계의 질을 분석한 연구입니다. 내가 손해 본다는 느낌이 상대…
- Chinese and South Korean Families’ Conceptualizations of a Fair Household Labor Distribution. — J Marriage Fam (2020). 중국 12가구 39명과 한국 12가구 40명을 심층 인터뷰한 연구로, 집안일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것은 모두 불공평하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많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