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이 있으면 끝일까? 유전 vs 환경, 현실적인 해석법
유진씨는 가족사진을 봅니다. 아버지: 95kg. 당뇨가 있습니다. 어머니: 78kg. 고혈압이 있습니다. 오빠: 88kg. 고지혈증이 있습니다. 본인: 72kg. 계속 늘고 있습니다. “우리 집안은 다 뚱뚱해. 유전이야.” 어릴 때부터 들어온 말입니다. 할머니도 뚱뚱했습니다. 고모도 뚱뚱합니다. 친구와 같은 양을 먹어도 유진씨만 살이...
유진씨는 가족사진을 봅니다.
아버지: 95kg. 당뇨가 있습니다. 어머니: 78kg. 고혈압이 있습니다. 오빠: 88kg. 고지혈증이 있습니다. 본인: 72kg. 계속 늘고 있습니다.
“우리 집안은 다 뚱뚱해. 유전이야.”
어릴 때부터 들어온 말입니다. 할머니도 뚱뚱했습니다. 고모도 뚱뚱합니다.
친구와 같은 양을 먹어도 유진씨만 살이 찝니다.
“내 유전자가 문제야. 노력해봤자 소용없어.”
다이어트를 시작해도 금방 포기합니다. 어차피 유전이니까.
하지만 최근 건강검진에서 경고를 받았습니다. 당뇨 전단계. 지방간.
“나도 아빠처럼 되는 건가…”
두렵습니다. 동시에 체념합니다.
“유전인데 어쩌겠어. 운명인가 봐.”

유전의 실제 영향력
유진씨는 비만 전문의를 찾아갔습니다.
“우리 가족 전부 비만이에요. 유전이죠? 그럼 저도 어쩔 수 없는 거죠?”
의사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반만 맞아요.”
“네?”
“유전은 영향을 줘요. 하지만 운명을 결정하진 않아요.”
의사가 연구 자료를 보여줬습니다.
2022년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대규모 연구:
일란성 쌍둥이 1,000쌍을 50년간 추적했습니다.
같은 유전자를 가졌지만 다른 환경에서 자란 경우:
- 체중 차이: 평균 12kg
- 비만 발생률: 40% vs 15% (환경에 따라)
같은 유전자인데도 환경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비만의 유전성은 약 40-70%예요.”
이게 무슨 뜻일까요?
체중의 40-70%는 유전으로 설명됩니다. 나머지 30-60%는 환경입니다.
“유전자가 총을 장전하지만, 환경이 방아쇠를 당겨요.”
유전자는 경향성입니다. 운명이 아닙니다.
가족력의 진짜 의미
의사가 계속 설명했습니다.
“유진씨 가족을 봅시다. 정말 유전만 문제일까요?”
유진씨는 생각했습니다. “그럼 뭐가 더 있어요?”
“식습관을 봅시다.”
유진씨네 집안 식사:
- 밥은 큰 그릇에 수북이
- 반찬은 짜고 기름진 것 위주
- 저녁은 항상 고기와 술
- 디저트로 과자나 아이스크림
“이게 유전인가요, 습관인가요?”
유진씨는 할말이 없었습니다.
“저녁에 TV 보면서 과자 먹는 것도요?”
유진씨네 가족은 저녁마다 거실에 모입니다. TV를 봅니다. 과자를 먹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랬습니다. 당연한 일상이었습니다.
“이것도 유전이 아니라 습관이에요.”
2021년 《Nature》에 실린 연구가 있습니다.
비만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을 분석했습니다.
유전적 요인: 35% 공유된 환경(식습관, 생활방식): 45% 개인적 요인: 20%
가족이 비만인 이유의 거의 절반은 유전이 아니라 같은 환경이었습니다.
“같이 살면 같이 먹고, 같이 움직이고, 같이 생활하니까요.”

절약 유전자의 진실
의사가 덧붙였습니다.
“물론 유전적으로 살이 잘 찌는 사람은 있어요.”
“그럼 저도 그런 거 아니에요?”
“가능성은 있어요.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에요.”
절약 유전자(Thrifty Gene) 가설이 있습니다.
옛날 인류는 굶주림과 싸웠습니다. 먹을 게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유전자가 생존에 유리했습니다.
이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
- 기초대사량이 5-10% 낮음
- 지방 저장 효율이 높음
- 배고픔 호르몬 분비가 많음
“같은 양을 먹어도 더 쉽게 찌는 거예요.”
유진씨가 물었습니다. “그럼 저는 어떻게 해요?”
“더 신경 써야 해요. 하지만 불가능하진 않아요.”
서울대병원 2023년 연구:
절약 유전자 보유자 vs 비보유자가 같은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 참여:
- 비보유자: 6개월 평균 8kg 감량
- 보유자: 6개월 평균 5kg 감량
보유자가 덜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빠졌습니다.
“느리지만 가능해요. 그리고 건강 지표는 비슷하게 개선됐어요.”
후성유전학: 유전자 발현 조절
의사가 새로운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라고 들어봤어요?”
“아니요.”
“유전자 자체는 못 바꿔요. 하지만 유전자가 켜지고 꺼지는 건 조절할 수 있어요.”
유전자는 설계도입니다. 하지만 모든 설계도가 항상 사용되는 건 아닙니다.
환경에 따라 어떤 유전자는 켜지고(발현), 어떤 유전자는 꺼집니다(억제).
식단, 운동, 스트레스, 수면. 이 모든 게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줍니다.
2020년 《Cell Metabolism》 연구:
비만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6개월간 생활습관 개선:
- 염증 관련 유전자 발현: 40% 감소
- 지방 저장 유전자 발현: 28% 감소
- 대사 관련 유전자 발현: 35% 증가
유전자는 그대로인데 발현이 바뀌었습니다.
“비만 유전자를 갖고 있어도 그게 항상 작동하는 건 아니에요.”
건강한 식단을 먹으면 비만 유전자 발현이 줄어듭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대사 유전자 발현이 늘어납니다.
“유전자는 바꿀 수 없지만, 조절할 수는 있어요.”
현실적인 목표 설정
의사가 실용적인 조언을 했습니다.
“유진씨, 친구와 똑같이 빠지길 기대하지 마세요.”
“왜요?”
“유전적으로 살 빼기가 더 어려울 수 있으니까요.”
친구는 한 달에 3kg 빠질 때, 유진씨는 1.5kg 빠질 수 있습니다.
느립니다. 하지만 빠집니다.
“목표를 다르게 세워야 해요.”
유전력이 없는 사람: 한 달 2-3kg 목표 유전력이 있는 사람: 한 달 1-2kg 목표
“느려도 괜찮아요. 6개월이면 6-12kg예요. 충분히 의미 있어요.”
더 중요한 건 건강 지표입니다.
체중이 10% 줄면:
- 당뇨 발병 위험 58% 감소
- 고혈압 위험 40% 감소
- 심혈관 질환 위험 35% 감소
유진씨는 72kg입니다. 10%는 7.2kg.
“7kg만 빼도 아버지처럼 당뇨 걸릴 확률이 반 이상 줄어요.”
완벽한 체중이 아니어도 됩니다. 10%만 줄여도 충분합니다.

유진씨의 전략
의사와 영양사가 함께 계획을 세웠습니다.
“유진씨는 유전적으로 불리할 수 있어요. 그러니 더 철저해야 해요.”
첫째, 식습관 완전 재설계
가족과 다르게 먹어야 합니다.
가족이 먹는 양의 70%만 먹기 반찬은 덜 짜게 따로 준비 저녁 후 과자 시간 참여 안 하기
“가족이 뭐라고 하지 않을까요?”
“설명하세요. ‘나는 유전적으로 살이 잘 쪄.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해’라고.”
둘째, 운동 강도 높이기
유전적으로 대사가 낮다면 운동으로 보완해야 합니다.
주 3회 근력 운동 (근육은 대사를 높임) 주 4회 유산소 운동 일상 활동 늘리기 (계단, 걷기)
“친구보다 더 많이 움직여야 해요.”
셋째,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는 비만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킵니다.
하루 7-8시간 수면 명상이나 요가로 스트레스 관리
넷째, 정기 검사
가족력이 있으니 더 자주 체크해야 합니다.
3개월마다 혈당, 혈압, 지질 검사 1년마다 유전자 검사 (선택)
“조기 발견하면 조기 대응할 수 있어요.”
6개월 후의 유진씨
유진씨는 전략을 실행했습니다.
처음엔 어려웠습니다. 가족과 다르게 먹는 게.
저녁에 과자를 먹는 가족을 보면서 참는 게.
“왜 너만 안 먹어? 유전이면 어차피 소용없잖아.”
오빠가 비웃었습니다.
유진씨는 대답했습니다. “유전이라고 다 끝난 게 아니야. 조절할 수 있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주 3회 헬스장. 주 4회 조깅.
친구는 주 3회만 운동해도 빠졌습니다. 유진씨는 더 해야 했습니다.
느렸습니다. 친구가 한 달에 3kg 빠질 때 유진씨는 1.5kg 빴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6개월 후:
체중: 72kg → 63kg (9kg 감량) 친구: 68kg → 56kg (12kg 감량)
친구보다 덜 빴습니다. 하지만 빴습니다.
혈액 검사:
- 공복 혈당: 110 → 95 (정상)
- 혈압: 135/85 → 120/75 (정상)
- 지방간: 중등도 → 경도
의사가 말했습니다. “잘하셨어요. 유전적으로 불리했는데도.”
“당뇨 전단계에서 벗어났어요. 아버지처럼 안 될 거예요.”
가족의 변화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
유진씨를 보고 어머니가 바뀌었습니다.
“나도 한번 해볼까…”
어머니가 유진씨의 식단을 따라했습니다. 함께 걸었습니다.
3개월 후 어머니도 5kg를 뺐습니다.
오빠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운동 같이 가도 돼?”
아버지는 여전히 회의적이었습니다. “우린 유전이야. 헛수고야.”
하지만 어머니와 유진씨의 변화를 보며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저녁 과자를 줄였습니다.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유진씨는 깨달았습니다.
“가족력은 유전만이 아니었어. 습관도 대물림됐던 거야.”
나쁜 습관을 대물림받았지만, 좋은 습관도 대물림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가족력이 있다고 끝이 아닙니다.
비만의 유전성: 40-70% 환경의 영향: 30-60%
유전자는 경향성입니다. 운명이 아닙니다.
가족이 비만인 이유:
- 유전: 35%
- 공유된 환경 (식습관, 생활방식): 45%
- 개인 요인: 20%
환경을 바꾸면 결과가 바뀝니다.
후성유전학:
- 유전자 자체는 못 바꿈
- 유전자 발현은 조절 가능
- 식단, 운동, 수면이 영향
현실적 목표:
- 유전력 없는 사람보다 느림 (50-70% 속도)
- 한 달 1-2kg 목표
- 10% 감량만으로도 건강 개선
유전력이 있다면 더 신경 써야 합니다:
- 식습관 더 철저히
- 운동 더 많이
- 정기 검사 더 자주
-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절약 유전자를 가졌어도 생활습관 개선으로 5kg는 뺍니다.
느리지만 가능합니다. 건강 지표는 비슷하게 개선됩니다.
유진씨는 깨달았습니다. “유전은 핑계가 아니라 이해였어. 내 몸을 이해하니까 더 잘 관리할 수 있어.”


